불타는 성전의 발표때부터 많은 논란이 있던 문제는 역시 일리단의 죽음이었다. 그의 죽음은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있으며, 블리자드는 차기 확장팩인 리치왕의 분노에서 그를 다시 등장시킬지도 모른다 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째서 우린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걸까? 그뿐만이 아니다. 캘타스 왕자도, 심지어는 켈투자드의 죽음(사실 그는 죽은것이 아니다.)까지도 인정하지 못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에는 수많은 공격대 우두머리들이 존재했다. 인간 왕국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려던 오닉시아와, 그녀의 오라버니이자 돌연변이 오색용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던 네파리안. 그리고 불의 군주 라그나로스, 혈신 학카르와 고대신의 파편인 쑨... 외에도 푸른용 아주고어스와 리치왕의 하수인인 켈투자드등.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존재했었다. 그러나 켈투자드 이전의 우두머리들은 그들이 처치'당하는'것에 대해 그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았다. 그들은 명백한 아제로스의 악(惡)이었다. 기나긴 퀘스트를 통해서 그들의 악행을 느낄수 있었고, 위험성을 느낄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그들이 우리에게 적대적인 이상 그들은 악이었다.

 그렇다면 켈투자드나 일리단, 캘타스는 아제로스의 악이 아닐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켈투자드는 그 위험하다는 리치왕 아서스의 앞잡이이고 일리단은 오랜 옛날부터 엄청난 문제아였다. 캘타스는 백성들에 대한 사랑이 과해 백성들을 파멸로 이끄는 선택을 하게 되고 만다. 셋 다 불타는 군단과 연류된 악행을 벌였는데, 불타는 군단이 아제로스에 입힌 피해를 생각해본다면 과거 일제 전범이나 마찬가지로 아주 못된쳐먹은 놈들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린 그런 그들의 죽음을 원치 않는다. 어째서?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반드시 죽여 없애야 할 존재가 아니던가?

 고작 스톰윈드를 전복시키려던 오닉시아도 잠결에 칼을 맞았다. 네파리안은 자존심을 짖밟혔고 라그나로스는 화가 나서 부관까지 제손으로 죽였는데 결국 패하였다. 혈신 학카르는 자신의 자손의 피를 빨다 죽고 마는 불쌍한 신세다. 미리 언급한 A급 범죄자급의 영웅들과 비교해 봤을때 너무나 미미한 악행이 아닌가! 다른 우두머리들에 비해 강력하기 때문일까? 그 누구에게도 질것같지 않던 이들이 유저의 손에 의해 쓰러지기때문에 그 죽음을 인정할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 우린 그들의 악행이 아닌 다른것을 알기 때문에 죽음을 인정할수 없는것이다.

 우린 일리단 스톰레이지의 로맨스를 알고있다. 그의 눈물을 알고있고 그의 우정과 형재애를 알고있다. 켈투자드의 충성심을 알고있고 캘타스 왕자의 백성에 대한 사랑을 알고있다. 싸구려 B급 영화에서 마저도, 아무리 위험한 악당이라 하여도 정을 준 이상 쉽게 그를 쏴 죽이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마피아의 우두머리를 죽였을때의 기분과, 그의 앞잡이였던 소꿉친구를 죽였을때의 기분이 같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킬제덴이나 라그나로스는 어떨까? 우린 그들의 과거도 알지 못하고, 그저 참혹한 업적만 알고있다. 그들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은 어떤 기분일까? 그들의 화려한 커리어가 우리를 압도하는것이다. 불의 정령왕은 과거 고대신과 함께 티탄들에게 대항하다 봉인당했고, 불타는 군단의 킬제덴은 아키몬드와 함께 수많은 세상을 먹어치워왔다. 언제나 전교 1등만 하던 친구가 갑자기 대학에 낙방하고 재수생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을때와 비슷한 기분이라고 볼수 있지 않을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그 어떤 게임보다 '정'을 많이 받고있는 게임이다. 워크래프트 1때부터 함께온 와우저가 있을수도 있고, 3때부터 함께 해온 와우저가 있을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 그저 와우만 즐겨본 와우저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들 모두 게임을 진행해 감에 따라 게임에 정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알게되고 그들에게 측은함을 느낀다. 만약 퀘스트를 통해 오닉시아와의 사적인 대화를 조금이라도 나눌수 있었다면, 그녀의 피로 쿠엘세라를 담금질해 내고도 편히 검을 사용할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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